부산 해운대갑 3선인 국민의힘 하태경 의원이 ‘서울 출마’를 선언했다. 해운대갑은 2020년 총선 당시 하 의원이 부산에서 가장 큰 표 차(22%포인트)로 승리했던 지역이다.
하 의원은 지난 7일 “내년 총선에서 제 고향 해운대를 떠나 서울에서 도전하겠다”며 “서울에서 승리한다면 우리 당은 두 석을 따내는 효과를 얻게 될 것”이라고 했다. 여권 내에선 서울 강서구청장 선거 이후 당 지도부나 영남권 중진들에게 험지 출마를 요구하는 분위기가 형성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하태경 의원은 19대 20대 총선 때 국민의힘 전신인 새누리당 공천을 받아 국회의원이 됐지만 2017년초, 김용태, 남경필, 원희룡, 오세훈 등 나중에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찬성 그룹과 함께 개혁 보수를 표방하는 바른 정당을 만들었고, 유승민 전 의원을 대선 후보로 추대했다.
하태경 의원은 서울대 운동권 시절 주사파 계열에 속했는데, 1991년 전국 대학생 대표자 협의회 조국 통일 위원회 간부로 활동하다 국가보안법 위반으로 징역 2년형을 선고받기도 했다. 이런 이력 때문인지, 당적은 보수 정당 소속이지만 늘 민주당과 같은 맥락의 노선과 주장을 펼쳐 정체성 시비와 함께 지역구 핵심 당원들의 반발을 사기도 했다.
21대 총선을 앞두고는 당내에서 그에 대한 공천 배제 주장이 적지 않았지만, 지역구인 부산 해운대에 젊은 층 유권자가 많다는 특성과 중도 확장 차원에서 무난히 공천을 받았다.
내년 4월, 22대 총선을 앞두고 국민의힘의 본거지인 부산에는 대통령실에 근무하는 윤석열 대통령의 참모 등 출마 희망자가 많지만, 하태경 의원의 해운대 갑에는 이렇다 할 도전자가 없는 상황이었다.
따라서 그의 서울 출마 선언이 공천 또는 지역구 관리 부실 같은 문제는 아니라는 것이 부산 지역 정치권의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