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가 임박하면서 천일염, 즉 소금 대란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반드시 필요한 소금인 만큼 오염수가 방류되기 전에 구매하겠다는 소비 심리로 일부 지역에 주문이 폭주하고 있습니다.
지난 8일 전남 신안 증도의 태평염전 김치영 부장의 휴대전화가 쉴 새 없이 울렸다. 김 부장은 “요즘 소금 구입을 문의하는 전화를 하루에 50∼60통씩 받는다”면서 “중간도매상들이 ‘가격은 상관없으니 물량만 맞춰달라’고 한다” 전했다.
이날 태평염전은 천일염 20㎏ 1포대를 2만원에 출하했다. 지난달 1만5000원 선에 출하됐던 가격이 한 달 사이 30% 넘게 급등한 것이다. 지난해 천일염 평균 출하가격은 1만2208원이었다. 정부는 천일염 가격 급등이 생산량 감소 때문이라고 밝혔다.
해양수산부는 지난 6일 설명자료를 내고 4∼5월 전남 지역 강수일수가 22일로 평년(15.6일)보다 많아 생산량이 줄었고 판매량도 감소했다고 밝혔다. 일본 후쿠시마 방사능 오염수 방류가 임박하면서 불안감으로 인한 사재기가 발생한 것은 아니라는 설명이다.
하지만 염전업계의 설명은 다르다. 올해 생산량이 지난해보다 30% 정도 감소한 것은 맞지만 이 정도로 가격이 급등할 만한 상황은 아니라는 것이다. 천일염은 며칠만 날씨가 좋으면 금세 생산량을 회복할 수 있다고 한다. 1년에 1포대 정도 사용했던 일반 가정에서 최근 50포대나 100포대씩 대량 구매하는 사례도 있다.
태평염전은 10㎏이나 20㎏으로 소매 판매를 하기도 하는데 최근 주문이 폭주하고 있다. 하루 80∼100개 정도 팔렸던 소매 물량은 이달 들어 500개 이상 주문이 들어오고 있다.
2011년 3월 후쿠시마 원전이 폭발한 직후에도 국내 천일염 가격은 크게 오른 적이 있다. 당시 20㎏ 기준 산지 출하가격은 1만500원으로 전년보다 93%폭등했다. 소매가는 5만원 안팎을 기록하기도 했다. 김 부장은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가 다가오면서 소비자 불안 심리가 크다.
가격급등의 100% 원인은 아니지만 분명 영향이 있다”면서 “일본 어민들도 오염수 방류에 반대하는데 정부와 여당은 왜 ‘괜찮다’고만 하는지 모르겠다. 투명하게 정보를 공개해 국민 불안을 해소해야 한다”고 말했다.